미주 문단이 해외 한국 문학의 전초기지임을 인식하고 한국문학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려 보겠다는 연대감에서 결성된 '해외 한국시' 동인 시집 제1호 <사소한 비명>이 출간되어 한국문인들과 출판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이미 신문에 당선도 되고 문학잡지나 시전문지에 추천, 신인상을 받은 작가들이며 동인 가운데 몇몇은 우리 시단의 중진급 시인이기도 하다.
이들 여섯명의 시인(유장균, 이은실, 김혜령, 이창윤, 배미순, 장용철)들이 펴낸 이번 동인 시집에서는 이국에서의 체험과 모국어에 대한 그리움 등을 각기 다른 개성과 표현으로 형상화 시켜 동인 개개인의 시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의 한국시가 지니고 있는 어떤 유형에도 감염되지 않고 가장 순수한 시적 욕구에 의해 순연하고 세밀한 저자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문단적 성취감 일변도의 한국 문단에 일침을 가하고 시의 본질을 새삼 생각케 한다.

미주문단은 또 다른 한국의 문학으로서 모국의 문학과 행보를 맞추면서 동시에 독자적인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갈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출간된 해외한국시 동인 시집 <사소한 비명>은 작품성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국어를 잊지 않고 詩作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외곽에 산재한 이민문학 정립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할 것이다.